배종숙 시인
억새
은곡 배종숙
잎과 잎 사이
그 눈빛 마주보며 흐느낀다
가슴 파고든 싸늘함도
그리움 머금고서 한 발짝 물러선다
하얗게 멍든 가슴에
와글와글 추억들을 줄 세우며
속울음은 은빛 날개 속에 감춰 두고
바람의 등에 업고 하향할 차례 기다린다
꼿꼿한 허리 길게 세우고
돛 단 듯 나풀거리며....
-------------------
詩想☞추운 날씨에도 강가나 산길에 가면 유난히도 하이얀 억새가 바람부는 방향따라 살랑거린다. 이마도 자연에 순응하는 처세술을 아는 듯한 모습인데 몰아닥칠 추위에 안타까움이 가슴에 안겨온다